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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부성애가 없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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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개에게는 “자기 자식”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새끼들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인내심을 발휘하는 수컷들도 있습니다. 자식들이 귀와 꼬리를 물더라도 그냥 내버려두는 수컷들이 있습니다. 또한 “자기 새끼들”을 다른 개들로부터 보호하는 수컷들도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물론 “자기 무리의 일원인” 인간들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이 아직 사라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강아지들은 자기 아버지가 개의 선조인 늑대인 줄로만 알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들은 수컷 개의 입에 달려들어 미친 듯이 그 주위를 핥습니다. 아빠가 늑대가 되어 자신들을 위해 음식을 토해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강아지들을 무릎에 앉히면, 인간한테도 똑같이 행동합니다. 이러한 기대, 이러한 영원한 희망은 가축화가 되고 나서도 그대로 남은 것입니다. 인간이 음식을 먹을 때 개들이 강렬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늑대를 개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게 했습니다. 개는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개과 동물의 경우,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물행동학적으로 말해서 좋은 암수 1대1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요컨대 어느 한 암컷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수컷은 그렇지 않은 수컷보다 더 좋은 아빠가 될 것입니다. 포유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부성과 일부일처제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잡혼적 행동(수컷이 특정한 암컷에게 집착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서)은 인간이 개에게 요구한 것이며, 부성이 희박해지는 것은 그 당연한 결과입니다. 늑대도 아니고 인간과 함께 사는 개도 아닌 야생 개들은 좋은 아빠가 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들개 딩고 사회에서 아버지는 굴 근처에 사는 토끼들은 절대 사냥하지 않습니다. 새끼들이 사냥을 시작할 나이가 되었을 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입니다.3 아빠들은 정기적으로 굴로 돌아오며, 새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쪽은 엄마 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길들여진 동물과 가축화된 동물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야생 동물은 인내심만 강하다면 충분히 길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성이 자동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수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로지 훈련받은 그 동물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와 반대로, 가축화된 동물은 유전적 특질까지 변화된 경우입니다.
요컨대 인간이 길들인 모습 자체가 그 동물의 주요 특질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가축화된 동물은 모두 길들여져 있으나, 길들인 동물이 반드시 가축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1만년 전쯤 오스트레일리아에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딩고는 일반 개들과 달리 전혀 가축화되지 않았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토착민들은 딩고를 사냥에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끔 딩고를 어루만지면서도 먹이를 주지는 않으며, 주로 얼어붙을 듯한 사막의 밤에 따뜻한 담요 대용으로 이용한다고 합니다.
토착민들과 딩고는 난방을 위해 서로 몸을 의지하며 잠을 자는 것입니다. 딩고를 길들인 콘래드 로렌츠(노벨상을 수상한 동물행동학자)는 육식동물이면서도 인간의 손길에 대항하지 않고 인간과 몸을 의지하며 자는 것으로 보아 딩고와 인간 사이에는 오랜 공생의 역사가 있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자는 데는 엄청난 신뢰가 필요합니다. 딩고는 과거 어느 시점에선가 인간에게 길들여지긴 했으나 가축화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늑대에 비해 딩고가 아버지 역할을 반 정도만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강아지가 아빠와 대면했다면 어떤 행동을 할까요? 그 때 두 마리의 개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없는 개로서의 행동을 합니다. 다만 개의 서열 속에서 각각의 종속적, 지배적 지위를 확립할 뿐입니다. 애견에게서 아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아빠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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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개는 공격적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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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격적 행동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개에 접근할 때 공격적 행동이 유발되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거리보다 가까이 가게 되면 적대적 또는 공격적 행동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개의 공격적 행동 유발 거리에 있게 되면 먼저 위협으로 경고를 하는데, 만약 사람이 겁내는 모습을 보이면 위협하던 상태에서 공격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거리’에 접근하는 사람이 지배적이고 당당한 자세를 보이면, 위협행동을 취할 수는 있지만 결코 공격을 행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복종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무리를 이루는 사회적 동물의 대부분은 사람을 포식자로서보다는 동종의 동료로 인식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개에 대해 지배적 우위에 있으므로, 개는 사람과의 싸움을 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동물의 공격은 대부분 공포로 인해 일어납니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과 부딪친 개가 위협행동에 이어 공격하는 수가 있는데, 이 때 사람이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가던 길을 돌아가거나 뒷걸음치는 등의 복종적 자세를 보이면 공격을 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벌을 줌으로써 개를 통제하는 방법은 효과적인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은 지배적 우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통증을 수반한 자극은 동물을 복종적으로 만들어 동물을 가두거나 할 때에도 유용한 방법이 됩니다. 또 일부러 사람들은 사람을 공격하라고 개를 훈련시키기도 합니다. 경비견이나 군견 등이 그것입니다.
2차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은 개와 함께 폭탄을 낙하산에 실어 독일 땅에 투입 했다고 합니다. 개가 정말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지요. 투견대회 또한 개를 공격적으로 만드는 것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에 걸쳐 투견은 뒷골목에서 음성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영향를 받아 투견이 행하여졌습니다. 도사견, 진도견, 키슈견, 핏불테리어 등이 유명한 투견용 개입니다. 최근에 어떤 영화에서는 투견장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영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투견은 소싸움 따위와는 달라서 상호간에 많은 상처를 입힐 수 있으며 개를 불구로 만들기도 합니다. 한쪽귀가 없는 개, 혓바닥의 일부가 잘려나간 개를 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 투견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핏불테리어는 아예 투견용으로 개량된 개입니다. 투견은 애견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에서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쯤 성행하였습니다. 투견은 힘이 세고 재빨라야 하는데 불독과 올드 잉글리쉬 테리어를 교배하여 핏불테리어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는 천성적으로 싸우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왜 투견은 끝나지 않는 것일까요? 인간에 내재한 본성을 개가 대신 표출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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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공격적 행동과 복종의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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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공격적 행동은 이빨을 드러내 으르렁거리며 귀를 내려붙이고 머리와 목을 앞으로 빼고서 사지는 언제든지 덮칠 수 있는 태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방어적 위협자세를 취하는 개는 이빨을 드러내 계속 으르렁거리면서도 적수에게서 비켜서거나 반듯하게 눕는 경우마저 있습니다. 공격적 행동을 취하게 되는 이유는 내적요인과 외적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적요인은 체내에 발산하고 싶은 에너지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개나 사람이나 이 점은 비슷합니다. 자기 체내에 싸우지 않고는 못 견딜 에너지가 많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사람사회나 개 사회에서 빈번하게 공격적 행동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맞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개 사회에서 공격은 치명적인 경우는 드물고 혼내주는 정도에서 그친다고 합니다. 치명적으로 싸우려면 사실 승자도 패자도 없기 때문에 동물들은 현명하게도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습니다. 사람은 이에 비하여 죽기살기로 싸우는 경우가 빈번한 편이지요.
외적요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자신의 생활 공간이 작아지면 공격적 행동을 자주한다는 연구도 있으며, 통증을 수반한 자극이나 통증에 대한 공포도 공격적 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강아지끼리 놀고 있을 때 어느 쪽이 너무 거칠게 놀아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면 반드시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사람과 거의 비슷하지요. 또 욕구불만도 공격적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성적인 차이도 있습니다. 암컷보다는 수컷이 훨씬 공격적입니다.
개가 공격행동을 할 때의 유형도 다양합니다. 경쟁적인 공격행동으로는 한 먹잇감을 가지고 서로 다툴 때, 좋은 잠자리를 놓고 경쟁할 때, 지배순위를 따질 때 등등이 있습니다. 공포에 따른 공격행동으로는 도망치던 동물이 막다른 골목에 다달아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되었을 때 공포로 인해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유형에는 공격에 앞서 먼저 방어적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개가 사람을 공격할 때의 유형이 대부분 이 유형입니다.
통증으로 인한 공격행동도 있습니다. 뼈가 부러져 동물병원에 온 진돗개는 수의사가 접근하려면 이빨을 보이면서 으르렁거립니다. 이 경우 수의사는 부득불 진정제를 놓고 치료해야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영역침범에 따른 공격, 모성행동에 따른 공격, 학습에 따른 공격, 병적인 공격 등이 있습니다.
복종의 행동은 공격적 행동의 반대입니다. 자신의 귀와 몸을 낮춥니다. 꼬리는 다리 사이에 집어넣고, 눈길을 피하며, 상대편 개나 사람의 얼굴과 턱을 핥습니다. 그리고는 상대방이 냄새를 맡거나 건드리는 동안 꼼짝 않고 가만히 있으며, 몸을 굴려 등을 땅에 대고 누운 채 상대편 개가 자기 몸 위에 발을 올리게 합니다. 입술을 끌어당겨 슬며시 웃고, 오줌을 싸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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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대화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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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문자와 언어가 있어서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표현을 할 수 있지만 개는 그러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개의 감각은 인간의 감각보다 훨씬 뛰어나서 미세한 냄새의 차이나 아주 먼 곳에 있는 물체, 초음파 같은 소리도 구별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지진의 예측, 귀소성과 같은 초감각은 아주 발달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결과 인간처럼 보지 않고도 다른 생물체를 인식하는 능력이나 미래에 발생할 상황에 대한 영감 등은 뛰어납니다. 개의 의사전달 과정은 감각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가 이빨을 드러내 보이며 으르릉거리는 경우는 공격행동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빨을 드러내 보이는 시각적 행동은 전달받은 동물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켜 발신자의 위치를 알리며, 으르릉거리는 소리는 경보음의 기능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사전달은 주로 상대의 위치파악, 개체 식별, 명령, 사회적 지위강화 또는 자기의 기분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개가 사회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리 속에서의 자신의 위치, 생리상태, 집단의 구성원인지 아닌지의 여부, 발정기인지 아닌지 등에 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상대방이 어떤 존재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개인지, 고양이인지, 쥐인지 등을 파악해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주로 색깔이나 털의 모양, 체형 등으로 구별할 수도 있고, 새끼인지 아닌지를 몸의 크기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신체적인 접촉을 통한 인식은 어미와 새끼 사이와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 가능하며, 후각적 자극은 상대방에 대한 인식과 무리에 대한 인식에서 중요합니다.
개에게서 나오는 소리의 유형은 아주 다양합니다. 으르렁거리는 소리,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짖는 소리, 짖다가 길게 짖는 소리, 멀리 짖는 소리, 킹킹대는 소리, 와우 우-와우 소리, 깽깽거리는 소리, 길고 슬픈 짖음소리, 무리로 길게 짖는 소리, 깽깽거리다 길게 짖는 소리 등이 있습니다. 이 소리는 각각 의사 전달의 도구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길게 짖는 소리는 무리 속에서 다른 동물을 인식하기 위해서, 무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무리가 다시 모일 때, 등등이라고 합니다.
개의 꼬리는 시각적 의사전달의 도구입니다. 개가 꼬리를 흔든다면 기쁘다는 감정표시이고, 꼬리를 다리 사이로 밀어 넣는다면 복종의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청각과 시각이 의사전달의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는 반면 신체적 접촉은 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순위가 낮은 개가 높은 개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털을 핥아 주고, 치장해주고 하는 등이 그 예입니다.
또 힘을 주지 않고 다른 개나 사람을 가볍게 무는 경우가 있는데, 물려도 신체적 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공격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의사전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어미 개는 갓 태어난 강아지들을 집으로 유도하여 데리고 갈 때 강아지들을 혀로 핥는 방법을 쓰는데, 이것은 아직 들을 수 없는 어린 강아지들이 엄마의 촉촉한 혀의 감촉을 통해 어미 쪽으로 갈 수 있게 합니다. 개는 후각을 통하여 서로를 식별할 수 있고, 다른 개체의 생리적 상태까지 알 수 있으며, 심지어 다른 동물이 어떤 장소를 최근에 갔는지, 또 얼마나 오래 전까지 머물렀는지도 냄새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는 주인의 모든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려고 노력합니다. 영역을 가지는 동물은 이러한 예민한 후각으로 자기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으며, 냄새의 경과시간 추정을 통해 자신의 냄새 방향까지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게 됩니다. 개는 공장과 고속도로 등에서 나오는 냄새를 통해 자신의 길을 찾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개의 모든 행동자체가 의사전달의 표시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이런 개의 행동에 대해 무지한 편입니다. 애견을 키우는 주인은 애견이 아플 때, 기분이 좋을 때, 우울할 때의 특징적인 행동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개들이 아플 때입니다. 아플 때 개들은 잘 표현을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병이 악화되면 그 때서야 드러 눕습니다. 이것은 수의사가 애견을 치료 하는데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웬만하면 정기적으로 애견의 정기 검진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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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표시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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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폐쇄적인 동물입니다. 자기 가족들이 충분히 살 수 있는 곳에서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최대의 기쁨인 동물입니다. 따라서 식량자원이 풍부한 영역에서 일가를 이루게 됩니다. 만약 늑대의 식구가 늘어나고 영역에서 식량자원이이 충분치 않다면 분가를 하게 됩니다. 개도 이러한 영역 유지 전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인간과 함께 살면서 식량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지만 영역표시의 습성은 남아 있습니다. 두드러진 영역표시 습성은 자기 집 주위에 소변이나 변을 보는 것입니다. 소변이나 변에는 특유의 냄새가 있어 다른 개나 종의 동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이 냄새에는 개의 연령, 성, 번식상태, 기분 등의 정보가 있다고 추정됩니다. 개는 후각이 발달된 동물입니다. 사람에 비해 100만 배가 더 후각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이 냄새묻히기는 다른 개에게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 앞발의 땀샘에는 독특한 냄새가 풍기는데 땅을 긁어서 자기 영역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바윗돌이나 꽃, 말뚝, 소화전 같은 곳에 오줌을 싸서 영역 표시를 합니다. 개들은 소화전이나 나무, 말뚝처럼 직각을 이루며 똑바로 선 물건에 표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은 이런 물건에 냄새를 남기는 것이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땅 위에서보다 더 오래 가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같은 장소에 시간을 두고 몇 번씩 거듭 표시해서 냄새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표시된 지역의 크기는 나무 하나의 크기에서 몇 평방킬로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암컷들은 수컷들에 비해 영역에 덜 민감해서 독점욕이 덜하고, 외부에서 온 개들에 대해서도 덜 공격적입니다. 만약 개가 사슬에 묶여 있거나 지나치게 제한된 장소에 갇혀 있으면 그 개는 자기 거처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 영역을 표시하므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공격성이 생기게 됩니다.
이 습성은 현대의 애견가들에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아파트에서 자라는 애견들에게는 영역을 표시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아무 곳에나 오줌을 싸기 마련입니다. 이 경우 가장 권장되는 방법은 중성화수술입니다. 이 외에도 교육훈련을 통해 이 버릇을 교정하려고 하지만 주인은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가끔식 술을 먹고 만취상태가 된 현대인들도 노상방뇨를 하곤 하는데, 개처럼 영역표시의 습성을 원시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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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한 마리를 집에서 키우는 데도 사회적 서열이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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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유지는 모든 포유동물에게서 발견되는 행동이지만 개의 경우 인간을 같은 종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특이합니다. 개를 입양하여 식구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면 그 때부터 개는 인간과 자신의 서열을 정하기 시작합니다. 주인 중에서도 우두머리가 누구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그 우두머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겨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점은 참으로 독특한 점인데, 늑대의 경우에는 인간을 다른 종으로 인식하는 반면 개는 같은 종으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개 눈에 인간은 개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개는 자기가 사는 집에서 사람의 어린 아기는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존재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는 서열이 낮은 존재에 대해 책임감과 권위가 있기 때문에 어린 아기를 잘 보호하려합니다.
어린 아이가 위험하면 강한 희생정신을 발휘하여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듭니다. 그러나 자기가 제일 낮은 서열이라고 생각하면 어린 아이처럼 되어 어리광을 부리게 됩니다.
개는 주인을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며, 주인이야말로 다른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지배적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 한 사람을 제외한 다른 가족 성원들은 자신의 형제 자매 정도로 여기는데, 자신 외의 다른 애완 동물도 그 형제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아지들이 어미 개의 젖을 빨려 하고 어미의 관심을 끌려는 과정에서도 서열이 생기고 그것이 발전하게 되어 이러한 서열행동이 나타난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즉 어미와의 접촉, 어미의 온기, 어미가 주는 먹이가 3∼10주 동안에 이뤄지는데 이 시기가 개의 평생을 좌우하는 가치관을 심어줍니다. 문제는 이 시기에 주인이 너무 애정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잘 놀아주고,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어주고, 개와 같이 잠을 잔다거나 하면 개는 주인에게 매달리게 되어 주인의 부재가 있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됩니다. 따라서 실내화나 소파를 파괴한다거나 배뇨를 아무 곳에나 한다거나 헛짖음을 한다거나 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개는 일단 자신의 지위를 인식하고 다른 가족 성원들의 서열을 결정짓고 나면, 무리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려고 열심히 노력합니다. 만일 자신의 서열 이 위협받는 일이 생기면, 그것이 진정한 위협이든 개 혼자만의 생각이든, 개는 거기에 대해 방어하려는 행동을 취합니다. 자신의 서열이 높다고 생각할 때는 자기 위치를 지키려고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도 있어요.
개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대체로 다른 동물이 집 안 에 들어왔을 때, 또는 갓난아기나 손님 같은 낯선 사람이 찾아왔을 때입니다. 그런데 가끔 주인보다 자신이 우두머리라고 생각하는 개가 있습니다. 이런 개의 행동은 주인이 밥을 먹기도 전에 식사를 하고, 밥을 남기기도 하며, 식탁을 어지럽히기도 합니다. 또한 손님이 오거나 다른 종의 동물이 왔을 때도 그들을 꾸준히 관찰하기 위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자리 잡습니다.
이런 개는 주인의 특별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너는 나보다는 낮은 서열이다”라는 점을 깨우쳐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주인이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존재임을 깨달은 개는 주인 앞에서 교미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기보다 우월적 존재 앞에서 꼼짝하지 못한다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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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남아 있는 야생적 행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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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인류는 어떤 동기로 개를 키웠을까요? 이 동기는 동물행동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양합니다. 유력한 설은 개의 야생 선조 종은 먹이를 찾기 위해 사람의 생활 환경에 가까워지게 되었고, 사람과 우호관계를 쌓으며 수렵 파트너로서 활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개는 다른 종보다 애완동물로서 가장 먼저 가축화가 된 동물이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의 선조는 영역을 지키는 특성이 있어서 다른 동물을 감시하는 역할에 적절하였고, 사회성도 높아서 사람에게 복종하고 그 지배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이 초기 개의 선조는 무리지어 사냥하는 습성을 가졌기 때문에 수렵동료로서 아주 유용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인간은 인간과 함께 살게되면서 개의 형태와 행동의 측면에서 많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과정은 시초부터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개의 행동의 변화가 초기의 것과 비교해볼 때 아주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의 먹는 것, 배설, 사회성, 번식 등에 있어서 야생 선조 종이 가졌던 특유의 행동양식에 많은 변화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생존이나 번식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고형사료를 주고, 아파트에서 개를 키워 사회적 생활을 못하게 되자 무리내의 서열이 필요성이나 자기 서열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인공수정이 보편화된 지금 구애행동이나 교미행동도 불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애견의 중성화수술도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먹이를 찾는 행동, 성행동, 모성행동 등이 애매한 개가 된 것입니다. 개의 두드러진 행동장애로 공격, 물기, 불안, 우울증, 우위, 짖기, 파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들은 잘못된 교육, 주인과의 의사소통 불능, 오락거리가 별로 없는 환경 등에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현대의 애견은 개의 야생적 습성을 이해하면서 키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주인은 개의 습성을 제대로 파악하여 그때그때 개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견에게 나타나는 주된 야생적 습성은 서열 유지, 개의 우두머리에 대한 복종, 영역 표시로 나타납니다. 서열 유지는 늑대의 경우를 보더라도 잘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수컷, 암컷, 새끼의 순으로 서열이 이뤄져 있습니다. 이 서열 유지의 기능은 개체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제하고 안정시킬 수 있게 합니다. 그렇다고 서열이 엄격하게 굳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서열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그 대결이 싸움으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의식적인 싸움에서 그칩니다. 우두머리에 대한 복종은 서열이 높은 개에게 정기적으로 성기에 대한 검열을 받는다거나 밥을 먹을 때도 서열의 순서에 따라 식사를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영역표시는 개의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개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개의 항문샘이나 소변을 보는 행동, 대변을 뭍이는 행동 등은 모두 개의 영역표시에 따른 행동입니다. 아파트에서 기르는 개라면 이 영역표시 행동이 주변을 더럽히는 원인이 됩니다. 그 때는 중성화수술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개의 야생적 습성은 애견을 처음으로 기르는 사람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줍니다. 주인은 개를 입양할 때 이러한 습성을 파악하여 적절한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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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개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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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유전적으로 늑대와 거의 동일하며(차이라야 기껏 1퍼센트 이하), 행동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개도 그저 늑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늑대와 개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개에게는 우리 인간들이 바로 같은 무리입니다. 인간의 가족이 늑대 무리를 대체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야말로 바로 무리의 일원이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적으로부터 지켜주며, 함께 걸어다니고, 가르치고, 함께 놀아줍니다. 마치 늑대가 새끼들을 보호하면서 함께 놀아주는 것처럼. 요컨대 늑대는 늑대 새끼들에게 훌륭한 부모가 되지만, 개는 사람의 아이들에게 훌륭한 부모인 것입니다.
늑대의 무리는 보통 여덟 마리 이하로 구성되며, 그 대부분이 서로 혈연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무리의 중심은 짝을 이루어 자식을 낳는 암수 한 쌍입니다. 수컷과 암컷은 서로를 선택하는데, 그들의 인연은 종종 몇 년 동안 지속되며, 심지어 평생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유대는 오직 번식을 통해서만 강화되며, 이렇게 태어난 자식은 보통 함께 기릅니다. 태어난 뒤 처음 몇 주 동안, 새끼들은 서로 긴밀한 상호작용을 주고받습니다. 나중에 이들은 대부분 형제자매로 구성되는 늑대 무리를 형성하는데, 이 무리의 접착제 구실을 하는 것이 바로 태어나자마자 함께 나눈 친밀함입니다. 생후 3주쯤 되면, 그들은 무리에 속한 다른 어른 구성원들과 상호작용을 시작합니다. 이러한 정서적 유대는 성인기까지 이어져, 무리 생활에 놀라울 정도의 응집력을 가져다줍니다. 생후 10주가 되면, 새끼들은 굴을 떠나기 시작하는데, 보통은 밤에 떠나서 ‘랑데부 지점’이라 불리는 임시 휴게소에 모입니다.
생후 6개월 정도면 새끼들도 사냥에 합류하며,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생후 6개월이 지난 새끼들은 짝을 선택할 때를 제외하곤 다른 늑대들과 강한 유대를 형성하지 않습니다. 정서적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생후 6개월 정도면 중요한 일들은 거의 다 경험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중요한 것은 거의 굴 속에서 경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늑대들은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성장합니다.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규칙을 배우고, 무리 내부의 서열을 배우며, 자신이 그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습 과정 대부분은 엄마와 아빠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늑대 아빠가 새끼를 무시하고 새끼 양육을 전적으로 암컷에게 떠맡긴다는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본능적인 활동으로 간주하곤 하는 사냥 마저도 사실은 학습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늑대를 키우는 사람들이 종종 말하는 것처럼, 다른 동물을 절대 죽이지 못하는 늑대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라는 가르침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나 대부분의 늑대에게나, 죽이는 행위를 배우는 것은 일종의 문화적 적응이라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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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도그 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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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도그 쇼는 영국의「크러프트 도그 쇼」(Crufts Dog Show)입니다. 이 쇼는 1886년 찰스 크러프트라는 사람이 사냥개들만 참여하는 도그 쇼를 개최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그 후 참여 견종을 확대시켜 1891년에 오늘과 같은 크러프트 도그 쇼가 처음 열렸다고 합니다. 영국 전역을 비롯하여 프랑스, 벨기에, 포르투갈,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을 비롯한 세계 30여 개 국에서 엄선된 2만여 마리의 명견들이 출전해서 총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을 한다고 합니다.
도그 쇼의 기원은 18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사육사들은 사냥철인 봄 가을을 피해 여름에 집중적으로 개를 번식했는데, 자기들이 번식한 개들 중 우수 견종을 애견가들의 친선 모임에 선보여 우열을 가리기 시작한 것이 애견 쇼의 기원이라고 합니다.
크러프트 도그 쇼에서 대회 최우수견(BIS)에 선발되려면 2만 대 1의 경쟁률 뚫어야 합니다. 대회 진행방법은 종별 우수견 선발→그룹별 최우수견(이를 Best Of Group이라 한다) 선발→대회 최우수견 선발(Best In Show) 순으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요크셔테리어 주인이 콘테스트에 출전했다면 우선 요크셔테리어 종에서 예선을 거쳐 우수견으로 선발되면, 당일 오후에 열리는 「애완견」 그룹의 최우수견(BOG) 선발대회 출전권이 주어집니다. BOG는 애완견 그룹에 속한 푸들/말티스/페키니스/퍼그 등 23종의 견종 중 각 분야 우수견을 대상으로 심사를 하여 한 마리의 최우수견(BOG)을 선발합니다. 7개 그룹의 BOG로 선정된 개들은 대회 마지막날에 영국 국영 텔레비전 방송(BBC)이 전국에 생중계하는 가운데 최종 선발전을 벌여 대회 최우수견(BIS)을 가리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매년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애견 쇼가 열리는데 개 주인들은 주말이면 도그 쇼가 열리는 도시로 찾아가 출전하여 우열을 가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단법인 한국애견연맹이 애견쇼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한국애견연맹(KCC:Korean Canine Club)은 국제기구 FCI (Federation Cynologiquee internationale - 세계애견연맹), AKU(Asia Kennel Union아시아애견연맹), WUSV(Welt-Union der Vereine fur Deutsch Schaferhunde 세계세퍼드연맹)의 한국대표입니다. KCC는 애견의 순수 혈통 보존 및 발전을 위해 1948년 한국 최초로 설립된 애견단체이며, 농림부 인가를 받은 최초의 애견단체이기도 합니다. 세계 79개 FCI가맹국이 인정하는 FCI공인 혈통서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급합니다.
세계애견연맹(FCI)에서는 도그쇼와 훈련경기대회, 심사위원에 관한 기본적인 규정을 만들고, 각 가맹국이 기본적인 규정아래 자국의 실정에 맞는 세부적인 규정을 만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도그쇼의 헌법과도 같은 것으로 전 세계 모든 가맹국은 반드시 이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KCC의 주관아래 일년에 15차례 내외의 도그쇼가 전국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도그쇼는 애견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하나의 명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국의 크러프트 도그쇼에서도 우승상금이 많지 않습니다. 도그쇼는 하나의 축제이고 즐거움일뿐 금전적인 획득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애견인의 잔치이자 사교의 장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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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나타난 개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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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나 이집트 신화에서 개의 활약상을 보면 인간에게 개는 과연 어떤 존재인가? 라는 질문에 많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신화들은 신과 인간과 동물들이 서로 연관을 맺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각기 어떤 위상과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구의 중심적인 사상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아마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개는 케르베로스입니다. 하데스 신이 통치하는 지옥의 수문장 노릇을 하는 개이지요. 이 개는 머리가 세 개이며 뱀의 꼬리를 가졌습니다. 이 개는 살아 있는 자가 지옥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지요. 오르페우스와 헤라클레스가 지옥을 갔다가 다시 돌아 온 이야기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지옥이란 어떤 곳입니까? 무시무시한 그 곳을 지키는 것도 결국은 개였습니다.
또 하나의 개 아르고스도 멋있는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아르고스는 오딧세우스가 키우던 사냥개입니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딧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러 고향을 떠난 후, 20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무도 그를 알아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직 아르고스만이 오딧세우스를 알아보았습니다. 이 때 아르고스는 너무 오래 살아서 움직일 힘도 없어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 오딧세우스를 한 번에 알아 보고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꼬리만 흔들다가 곧 죽고 말았습니다. 20년 동안 주인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다가 마침내 주인을 알아보고 죽은 것입니다.
그 다음, 멋있는 사냥개 라이라프스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가 빛나는 큰 개자리의 주인공입니다. 라이라프스는 이 세상에서 잡지 못하는 동물이 없는 가장 빠른 사냥개였습니다. 그러나 라이라프스의 강적, 세상에서 그 무엇이 추적해와도 잡히지 않는 여우와의 싸움이 벌어집니다. 세상에서 잡지 못하는 것이 없는 개와 그 무엇이 쫓아와도 잡히지 않는 여우의 추격전은 모순입니다. 이 두 동물은 신들의 신인 제우스에 의해 대리석상으로 변해버립니다. 그리고 라이라프스는 여우를 없앤 공로로 하늘에서 큰개자리가 된 것입니다. 어쨌든 여우를 몰아냈으니까요.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유일하게 개가 제물로 바쳐지는 여신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 얼굴을 지닌 헤카테여신입니다. 헤카테 여신의 곁에는 항상 개가 따라다녔습니다. 밤중에 아무 이유없이 개가 짖을 때는 헤카테 여신이 나타난 것으로 그리스인들은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여러 신들 가운데 아누비스라는 신이 있습니다. 아누비스라는 이름은 ‘들개의 모습을 가진 자’라는 뜻입니다. 이 신은 죽음의 신으로 장례의식을 주재하며, 저승여행을 하는 영혼들의 안내자입니다. 실제로 그는 커다란 들개 형상을 하거나 흔히 인간의 몸에 긴 귀와 끝이 뾰족한 주둥이를 가진 것으로 표현됩니다.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의 그림에는 아누비스의 검은 마스크를 쓰고 미이라가 된 시체 위에 몸을 숙이고 있는 사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아누비스의 모습은 이집트의 개 ‘파라오 하운드’와 거의 유사합니다. 이 사제는 주검을 방부처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누비스의 역할인 장례의식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신화 속에 나타난 개의 모습은 집을 지키고, 충직스럽고, 용맹하고, 내세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도 집을 지키는 개는 ‘죽은 조상이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의 애견은 개에 대한 인간의 전통적 관념과는 다른 면이 많습니다. 문명사회가 고도화되어 보안장치가 대신 집을 지키고, 도시생활자가 사냥을 할 이유가 없는 등, 개의 전통적 기능이 많이 잠식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의 ‘대리인간’으로서 기능은 자꾸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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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나타난 개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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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간과 1만 년을 같이 살았습니다. 유럽인이 북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인디언들은 개를 기르고 있었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야생 개 딩고는 원주민들이 5,000∼8,000년 전에 아시아에서 이주하면서 데리고 간 개가 야생화한 것으로 봅니다. 먼 선사시대의 사람들이 살만한 터전을 찾아 어디론가 떠날 때, 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인간과 동행한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어떤 나라도 개에 관한 속담이 풍부합니다. 우리의 속담을 보면 우리 민족이 개를 어떻게 생각해 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속담에는 전설, 민담과 같이 우리 민족의 정서가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속담은 흔히 자신의 대화욕구를 간접적으로 표현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상호간의 대화에서 표출하지 못한 이면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인간과 가까운 동물인 ‘개’를 들어 은유와 비유를 섞는 모습에서 개에 대한 우리 조상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개 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본디 질이 나쁜 것은 아무리 오래 두어도 끝내 좋아지지 않는다)”, “개가 똥을 마다한다(평소에 좋아하던 것을 사양함을 보고 천하게 이르는 말)” “개 머루 먹듯(내용이 틀리거나 말거나 건성건성 일을 해 치움을 이르는 말)”, “개 못된 것은 들에 가 짖는다(제 밥 먹고 쓸데없는 짓만 하고 다니는 사람을 비꼬아 이르는 말) ,
“개 못된 것은 부뚜막에 올라간다(제 구실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이 오히려 미운 짓만 골라서 한다는 말)” 등과 같은 속담에서는 개를 천대하는 듯합니다. “개가 웃을 일이다(말 같지도 않은 같잖은 일이다)”, “개도 닷새가 되면 주인을 안다(개도 은혜를 베푼 사람을 알아보는데 어찌 사람이 은혜를 모르랴)” “개도 무는 개를 돌아본다 (당당히 요구를 하고 나서야 정당한 대접을 받는다는 말)” “먹는 개도 아니 때린다(음식을 먹고 있을 때는 꾸짖거나 때리지 말라는 말)” 등과 같은 속담에서는 개를 의인화하여 사람과 개가 거의 동격수준에 다달았습니다. 이처럼 우리 속담에서 개는 극단을 달리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인간보다 나았다가 하루아침에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해버립니다. 말하기 편하고, 갖다 붙이기 쉽고, 이리저리 붙였다 띄었다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개인 것입니다. 1만년을 같이 살다보니 인간은 개만큼 편한 동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의 조상인 늑대에 관한 속담을 살펴보면 늑대를 개만큼 좋게 보는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은 늑대가 사람에게 유익한 짐승을 죽이기 때문에 몹시 싫어합니다. 늑대는 양, 소 따위의 가축과 영양, 사슴 같은 사냥감을 죽이기 때문에 농부도 사냥꾼도 늑대를 싫어했습니다. 전설에서도 늑대의 악명은 높으며, 많은 나라의 속담에서도 늑대는 해로움과 악의 상징입니다. 예를 들면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말은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속에는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늑대가 사람을 해친다는 늑대 고개가 전국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또 늑대는 음흉한 남성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늑대와 개가 사람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속담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개는 왜 늑대를 배신하고 인간을 좋아하게 됐는지 궁금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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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은 개고기를 먹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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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은 개고기를 먹었었는데, 왜 갑자기 애견, 애견, 하면서 난리야...” 하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농경민족입니다. 벼농사를 짓게 되면서부터 식량공급이 안정적이 되자 한 곳에 정착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주식은 쌀이 되었지만 반찬으로서의 고기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음식문화가 개고기를 선호하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인 마빈해리스는 그의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서 개고기를 즐기는 사람들과 개고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의 차이를 음식문화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있습니다. 서유럽인들은 개가 자신들의 가장 사랑하는 애완동물이어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개가 육식동물로서 비효율적인 고기 공급원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고 그는 말합니다. 서유럽인들은 다른 동물성식품 공급원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개는 그 고기와 송장보다 훨씬 가치 있는 많은 서비스를 살아서 제공하기 때문에 고기로서 매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다른 동물성 식품의 공급원이 부족하고 개가 살아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개가 죽어서 제공하는 것들보다 충분히 가치 있지 못한 곳에서 발달했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일년 내내 고기가 모자라고 낙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랫동안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현대와 같이 식량이 풍부한 상황에서 애완견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마빈해리스는 오늘날 애완동물은 애완동물을 기르는데 드는 비용보다 확실한 이득을 안겨준다고 말합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애완동물이 불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부분적으로 보상해준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애완동물의 최우선적인 효용은 그들이 따뜻하고 지지적이고 사랑하는 관계의 특수한 문화적 부족을 채우는 데 있어서 인간을 대신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애완동물’이나 ‘동물친구’라는 말로 이 기능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며 가장 적합한 표현은 ‘대리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애완동물이 대리인간이기 때문에 거대한 도시생활에서 생기는 익명성과 사회적 유대의 부족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대리인간으로서 애완동물은 텅 빈 아파트의 “죽은 공기를 깨어나게 하고” 많은 독신자들에게 집에 가서 보아야 할 누군가가 되어 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부재중이거나 마음에 안 드는 남편이나 아내 혹은 아이들을 대신할 수 있고, 텅 빈 보금자리를 채워주며 고도 산업사회의 노인들이 아주 흔히 느끼는 고독감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섬뜩한 통찰은 ‘애견을 키우는 사회’의 속살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현대에서 애견의 기능이 ‘대리인간’이라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저도 수의사로서 애견을 진료하다보면 독신자나 노인을 자주 대하게 됩니다. 인간의 유전자에게는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거나 주고 싶어하는 욕구가 본능적으로 숨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애견은 그 욕구의 배출구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보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음식문화가 다른 서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개고기 즐기는 음식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치 야만인처럼 생각하는 것이지요. 틀림없이 농경문화와 유목문화의 차이에 따른 생활습관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세계화시대에 문화 또한 통합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서구의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 푸드, 스파게티, 피자, 등이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해 2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쓰여지는 우리의 모습은 서구인들의 모습에 그렇게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겠지요.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모르겠지만 우리도 다른 나라의 시선을 의식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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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우리의 애견 문화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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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디오피아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를 보고 ?어린이를 살리기 위해 식량원조를 해야 할 텐데.....?하고 생각합니다. 인류는 다른 인간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테레사 수녀와 같이 평생을 봉사하며 산 사람을 성인으로 떠받듭니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이 다른 종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하지 못한 편입니다. 서울대학교 동물학과에서 동물행동학을 연구하고 계신 최재천 교수님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생명을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개도 알게 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것입니다.
진화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지구의 역사 40억 년을 1년으로 볼 때 인류가 지구에 나타난 것은 12월 31일 12시 5분 전이라고 합니다. 그 전에 지구에 살았던 수많은 생물들의 존재를 깡그리 무시하고 인간만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듯이 산다면 이 얼마나 오만한 행동이겠습니까?
생명은 원시수프로부터 기원되었다는 것이 생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척추동물의 경우 바다에 있다가 처음으로 육지로 나온 것은 3억 6천 5백만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 때에 인류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중생대(약 2억 2500만 년 전부터 약 6500만 년전)초기 파충류인 수궁류가 진화하여 포유류가 출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중생대 초기 의 원시포유류로부터 인류와 개는 갈라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구의 역사로 볼 때, 개가 더 먼저 탄생했습니다.
개와 인간의 유전자를 비교해 봐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비교유전체학이 발달하면서 고등 포유류의 유전자는 기능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증명됐습니다. 더욱이 개는 암, 간질, 혈우병 등 인간과 동일한 유전병을 갖고 있습니다. 개를 통해 인간 유전병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사랑을 하는 것은 미덕이고 인간이 다른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고상한 취미일 뿐?이라는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이해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따라서 애견문화는 이와 같은 바탕 위에서 꽃피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를 아끼고 사랑함으로써 좀더 자연친화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람을 멀리하라는 얘기가 아니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자는 것이지요.
문제는 '자기 개가 제일'이라는 사람의 이기심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주변 사람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 애견을 데리고 갈 때에는 애견이 대소변을 볼 경우를 대비하여 비닐봉투와 휴지를 가져가야 하겠습니다. 목줄을 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목줄은 불의의 사고를 막아줄 뿐 아니라 사고가 생겼을 때도 책임소재를 따지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주인의 허락도 없이 애견을 만지거나 과자 등을 줘서는 안됩니다. 애견을 기르는 사람, 기르지 않는 사람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는 것이 애견문화 정착의 첫걸음입니다.
◆애견가가 지켜야 할 기본 에티켓 ▲개의 부산물(용변이나 털)은 내가 치운다 ▲산책할 때 개줄을 반드시 채운다 ▲중형견 이상의 개들은 기본적인 복종훈련을 시킨다 ▲대형견은 다른 사람에게 적대감을 나타내지 않는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법정 전염병을 포함한 예방접종을 반드시 한다
▲음식을 취급하는 곳에는 개를 데리고 들어가선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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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애견문화는 어떻게 발전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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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전문가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衣食住)가 해결되면 애견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애견 인구가 크게 확대되어 현재 300만 마리의 애견이 사육되고 있으며 동물 관련산업의 연간 시장규모는 1조 원 규모로 연간 8∼10%씩 성장 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30대 인구 중 독신자수는 1백만 명을 넘어서 2001년에 1백11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30대 독신비율도 1995년 9.0%에서 13.4%로 치솟았습니다. 수명 연장과 이혼 증가로 혼자 생활하는 중, 노년층 가구가 늘기도 했지만 결혼을 "선택"으로 여기는 싱글족들이 급증한 게 주요인이라고 합니다. 이 싱글족들은 전문직 종사자로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이 싱글족들에게 애견은 반려동물로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1999년 「세계 미래학회」는 2035년부터 세계 인구의 증가세가 멈추고 애완동물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애완동물 전문 잡지인 「페트 비즈니스」(Pet Business) 는 미국에는 약 2억 2900만 마리의 애완동물이 있으며 이 중 개가 5500만 마리, 고양이 6000만 마리 등 모든 가정의 60%가 애완동물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은 애견 인구가 전 인구의 50%에 이르며 애견 관련 산업 규모도 연간 6조 원 정도입니다. 현재 추세라면 「세계 미래학회」의 예언대로 우리 사회도 애완동물이 사람의 수보다 많을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애완견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위치 일까요? 한국애견협회의 2001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애견은 가족이다(77.2%)/ * 큰돈이 들고 완치 여부를 장담 못해도 치료하겠다(54.5%) ?생각 해 보겠다(29.7%)/ * 애견 미용을 한다(77.5%)/ * 휴가를 애견과 같이 간다(56.4%)/ * 사료만 먹인다(35.5%)?주식으로 사료, 간식으로 고기 먹인다(35.5%)….
애견 중심적인 서비스도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애견을 위한 CD., 애견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장례식과 묘지, 애견호텔, 애견카페, 애견시어터 등등 애견을 위한 서비스 산업이 갑자기 폭발하듯 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인간도 누려보지 못한 호강을 개가 한다”고 불만도 많습니다. 너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자기 애견에 대한 과시욕으로 과소비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 눈에 좋게 보일 리 없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애견은 이제 가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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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은 인간에게 어떤 즐거움과 이익을 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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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을 키움으로서 얻게 되는 즐거움과 이익은 값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2개월 정도 된 애완견을 입양하여 밥을 주고, 예방접종을 하고, 놀아주고, 대소변을 가리게 하고, 교육훈련을 시키고 하는 과정은 꼭 어린 아이를 어른으로 키워내게 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이 과정 속에서 주인은 속도 많이 썩고, 애완견의 재롱에 즐겁기도 하고, 애완견의 충성스러움에 감탄하기도 합니다. 또한 애완견으로 인해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기도 하며, 더 넓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애완견을 입양한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사건입니다. 자신이 한 생명을 책임지고 키워내겠다는 서약을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는 사람이면 애완견을 입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애완견을 키움에 따른 이로움의 연구조사는 많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전원 지역에 사는 애완동물 소유자에 대한 연구 결과 애완동물 소유자의 1.8%가 암이 발병한 반면 비소유자는 3.9%가 발병했다고 합니다. 심장질환 경험은 애완동물 소유자는 5%에 불과한 반면 비소유자는 14%나 됐습니다. 알츠하이머병(치매)을 갖고 있는 환자들은 매주 개와 어울려 생활하는 시간을 가진 결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향상되었고 좀더 침착해졌다고 합니다. 영국의 임상시험 결과에 의하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53명의 심장질환 환자 중 5.7%만 사망한 반면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37명의 심장질환 환자는 28.2%가 사망했습니다.
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사회생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보리스 로빈슨이라는 미국 정신과 의사의 연구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3∼6세의 어린이가 키우지 않는 아이보다 훨씬 더 다정하며,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셸 로빈과 로버트 텐 벤셀이란 미국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애견은 학대받는 어린이들에게 애정의 대상이 되고, 가족의 사랑을 대신하는 반려자 역할을 한답니다. 부모가 모두 직업을 갖고 있을 경우 애완동물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애완동물이 재소자나 정신질환자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개를 가지고 양로원이나 노인 가정, 교도소나 감호소를 방문하는 애견 치료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1997년 1월부터 법무부 산하 공주치료감호소와 국립서울정신의료원 등 7개 기관에 개를 데리고 가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또 개를 특수 목적용으로 훈련시켜 군견(軍犬)이나 경찰견, 경비견, 구조견, 맹인 안내견(Guide Dog for the Blind), 치료견, 마약탐지견, 청각보조견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